"소설가와 경북 전통시장 기행 떠나요"

입력 2017-10-17 18:49   수정 2017-10-18 09:36

전통시장 활성화 위해 경상북도 출신 시인 등과 투어 마련
안도현 시인이 이끈 기행 '호평'
소설가 성석제 내달 지역 명소 등 찾아



[ 오경묵 기자 ]
“풍산은 3일과 8일에 장이 서는 곳이었습니다. 학교를 가려면 반드시 장터를 통과해야 했고 흥청대던 장날 풍경은 마치 잔칫날 같았죠. 우시장으로 몰려들던 검은 코트의 소장수들은 언제나 어깨가 넉넉했고, 입으로 불을 뿜는 차력사는 위대했습니다. 무싯날(장이 서지 않는 날) 장터는 우리들의 놀이터였죠. 지나가는 소달구지에 매달리고 자전거를 처음 배운 곳도 풍산장터였습니다.”

지난 13일 경상북도가 전국 최초로 시도한 작가와 함께하는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에 참가한 안도현 시인은 풍산장터의 어릴 적 추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올해 가을의 풍산장터는 어떻게 변했을까, 어릴 때 찍어놓은 내 발자국은 아직 남아 있을까라는 설렘을 안고 고향 장터를 찾았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역 출신 유명 작가와 인문기행단을 모아 경북의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작품 속 배경이나 작가들이 살았던 곳의 추억을 되살려 스토리텔링 소재로 활용해 시골의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색다른 접근이다. 김남일 경상북도 일자리민생본부장은 “전통시장에 천편일률적으로 아케이드를 설치해 지역마다 똑같은 시장을 만들어서는 시골 시장을 살릴 수 없다”며 “장터에서 살았던 작가들의 추억을 기반으로 옛 정취를 살리고 문학과 예술 스토리로 전통시장을 살려보려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13~15일 인문기행을 이끈 안 시인은 예천군 호명면 황지동에서 태어나 안동 풍산초등학교를 다녔다. 경북도 관계자는 “시인의 어머니가 풍산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슈퍼마켓에 밀려 대구로 옮겨가야 했던 아픈 추억도 있다”고 말했다.

안 시인은 13일 안동 풍산시장과 봉정사, 이천동 석불에 이어 이튿날에는 예천 용궁시장, 회룡포, 금당실 마을과 영주 풍기인삼시장과 무섬마을 등을 방문해 옛 기억을 떠올리며 밥도 먹고 물건을 사기도 했다. 인문기행단에는 아마추어 화가, 웹툰 작가, 파워블로거 등 시민들도 동행했다.

11월 초에는 상주 출신 성석제 소설가가 상주 중앙시장과 문경 아자개시장을 중심으로 한 인문기행에 나선다. 경상북도는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경북지역 작가와 전통시장, 거리 등을 연계해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을 주제로 한 콘텐츠 발굴 등에 나설 예정이다.

김주영 소설가는 청송 진보시장을, 김연수 소설가와 문태준 시인은 김천역 앞 뉴욕제과와 김천장을, 김명인 시인은 울진 후포시장을 추억으로 소개하는 등 지역 명소와 시골 장터 등을 작품에 등장시키고 있다.

김 본부장은 “경북 출신 유명 작가들이 고향의 전통시장을 살리는 일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재환 이야기경영연구소 부소장은 “기행단을 운영해 보니 예천 용궁시장에서 파는 참기름과 단골식당 등 전국적인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 많았다”고 말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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